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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퀴팅 (더 나은 인생을 위한 그만두기의 기술)도서 리뷰 2024. 5. 1. 13:49
서점에서 뒤적뒤적 거리다 발견한 책. 도입 부분을 보니 저자가 무려 대학원을 관둔 사례로 시작한다. 물론 이후에 다시 학위는 땄다고 하지만... 공감이 가서 더 읽기 시작했다. 마침 밀리의 서재에 있어서 전자책으로 완독했다.
- 저자: 줄리아 켈러
- 출판: 다산북스
- 번역: 박지선
- 발행: 2024. 1. 17.
결국 후크 부분의 저자의 고백에 이끌려서 끝까지 읽었다. 번역도 잘 돼 있어서 술술 읽힌다. 미국은 청교도, 개척 정신이 뼈에 박힌 나라다 보니 자기주도성을 엄청나게 강조하는 나라이다. 이 부분은 책에서 소개되는 1859년에 출판된 '자조론'(self-help)이란 책에서 잘 드러난다.
'그릿'이라는 자질이 없으면 행복하고 성공한 인생을 바랄 수 없다는 견해를 널리 알리고자 한 이 책은 큰 화제가 되었다. 독자들은 기대에 부풀어 책을 덥석 샀고, 술집에서는 열띤 토론이 벌어졌으며 집마다 거실에서 책의 구절을 인용했다. - Chapter 4에서
이 자조론은 새뮤얼 스마일스라는 영국인이 쓴 책인데 그야말로 미국인들의 성공 공식을 만들어버렸다. 자조론은 실패한 사람은 주저하고 변덕스럽고 끈기있지 않았고,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자질을 믿고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제기하는 주장은, 단순히 퀴팅을 찬양하는 내용이라기보다, 이 굳은 믿음을 깨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충분히 그만둬야할 상황에서도, '그릿'을 주장하며 그만두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퀴팅이 우리의 허약함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통념을 반박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수록해놨다. 여러가지 흥미로운 사례들도 많고, 내가 미국에 살았을 때 살던 곳으로 이주했던 사람도 나와서 반가웠다. 결국 무조건 퀴팅만을, 무조건 그릿만을 주장하는 것도 전부 정답은 아니다. 만약 퀴팅이 옳은 답이라고 생각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고민하지 말아야 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그만두고 나서 마음 졸이며 고민하는 유일한 생명체이다.
개인적으론 초반부의 생물학 관련 부분이 흥미로웠다. 그만둘까, 말까 도저히 복잡해진 머릿속을 정리하기 어려울 땐, 좀 더 근원적인 레벨로 돌아가서, 질문해보는 것이 머릿속을 단순하게 해줄 때가 있다. 까마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까마귀에게 끈을 잡아당기면 먹이를 주는 실험에 다음과 같은 까마귀의 단순한 사고구조가 나온다.
배고파. 먹이가 보여? 이 바보같은 끈을 여러번 잡아당기는 게 합당한 선택일 만큼? 안보여? 됐어, 그럼.
물론 항상 이렇게 생각하면 안되겠지만... 나처럼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에게는 이런 방식이 필요할 때도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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